술 취한 여성 납치, 유사성행위 강요한 회사원 ‘유사강간죄’ 첫 적용 영장 신청

입력 : 2013-07-03 22:19:16  ㅣ수정 : 2013-07-03 22:19:16 사건


성범죄 처벌 강화를 위해 지난달 신설된 ‘유사강간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첫 사건이 나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술에 취한 여성을 폭행하고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로 회사원 양모씨(38)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일 밝혔다.

양씨는 지난달 22일 새벽 1시20분쯤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으로 피해 여성을 끌고가 폭행하고 여성에게 유사성행위를 시킨 혐의(유사강간 등)를 받고 있다.


유사강간죄는 지난달 19일 강간죄의 범위를 벗어난 성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신설됐다. 입·항문 등 신체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에 손가락이나 도구 등을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형법 제297조의 2)는 것이 골자다.

기존에는 장애인,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유사강간 행위만 처벌할 수 있었다.

성인에 대한 유사강간 행위는 성관계 의도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따라 강간미수죄나 강제추행죄가 적용돼 왔다. 유사성행위 직후 성관계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강간미수죄가,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될 때는 강제추행죄가 적용됐다. 강간미수죄가 적용되면 사건마다 다르지만 형 감경의 여지가 많다. 강제추행죄가 적용되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해왔다. 일반 강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으로 처벌한다.


전문가들은 새로 만들어진 유사강간죄의 처벌이 강간죄보다는 가볍지만 강제추행죄나 강간미수죄보다는 무겁다고 말한다.

성범죄 전문 박원경 L&K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유사강간죄는 처벌의 하한이 2년이고, 상한이 없다는 점에서 벌금형까지 가능한 강제추행죄보다 무겁게 처벌된다고 볼 수 있다”며 “또 감경이 가능한 강간미수죄와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이효상기자 hslee@kyunghyang.com